[기사] “불분명한 저작권 계약, 이용허락으로 추정해”

지난달 29일 역삼동 변협회관 14층 변호사연수원에서 ‘스포츠 엔터테인먼트법’을 주제로 한 강의가 개최됐다. 이번 강의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지식재산연수원의 41번째 강의로, 이영욱 변호사(사시 44회)가 강사로 나섰다.

이 변호사는 “엔터테인먼트법은 저작권법, 계약법, 형사법 등이 복합된 분야다”라며 “그 중 절반 정도는 저작권법이 차지하고 있고, 소송사건 보단 자문사건의 비중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작물이란 어문, 음악, 연극, 사진, 영상 등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뜻하며, ‘최소한의 창작성’만 있으면 저작자는 배타적·독점적 권리를 갖는다”면서 “이외수씨의 트윗글이었던 ‘사막은 바람의 무덤’, ‘하루살이란 하루 만에 한 평생을 사는 벌레’등과 같은 간단한 표현도 저작물로 인정한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저작권은 ‘저작한 순간’ 발생한다”며 “우리 법은 저작권 발생에 다른 요건이 필요치 않은 ‘무방식 주의’를 띠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저작권을 등록하면 저작자, 창작일, 최초공표일, 침해자의 과실 등이 추정돼 재판 시에는 절대적으로 유리하다”고 언급했다.

이영욱 변호사는 저작권법상 ‘아이디어-표현 이분법’에 대해 설명을 이어갔다.

이 변호사는 “아이디어만 차용한 경우는 저작권 침해가 되지 않고, 표현을 따라해야 저작권 침해가 성립한다”며 “법원도 아이디어 자체는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 받을 수 없고, 어떠한 아이디어의 제한된 표현을 그대로 모방한 경우에 보호 대상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만 최근에는 아이디어도 보호해 줘야 한다는 판시가 나오고 있다”며 “아이디어가 상당한 노력에 의해 만들어졌고, 고도의 참신성과 구체성을 띠고 있다면, 법률상 보호할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저작권은 저작인격권과 저작재산권으로 나뉘며, 인격적 권리는 양도가 불가능하나 재산적 권리는 양도가 가능하다”며 “저작권자의 재산적 권리를 다른 사람이 이용할 때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이를 양도로 볼 것인지, 이용허락으로 볼 것인지가 문제”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대법원은 저작권에 관한 계약을 해석할 때 저작권 양도인지 이용허락인지가 명시적으로 표현돼 있지 않다면 저작자에게 권리가 남아있는 것으로 본다”며 “권리를 넘기는 양도 계약이 아니라 이용을 허락한 계약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영욱 변호사는 대한변협신문에 연재되고 있는 ‘변호사 25시’의 만화가이자, 현재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인,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출처 : 대한변협신문 제585호] -2016. 4. 4. 월요일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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