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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사]문재인 정부에 바란다/ 여성가족부 위상<상> NGO 같은 중앙부처, 이대론 안 된다(여성신문)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17-05-26 16:3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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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17-05-26 16:33:41
▲    ©여성가족부

실상부한 중앙부처로 거듭나야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많은 업무

가난하고 분주한 소형 부처인 여가부

정책 이관 통해 제대로 중앙부처 역할 해야

김재련 법무법인 온세상 변호사

필자는 2년동안 여성가족부 권익증진국장으로 근무하면서 우리 사회가 여가부에 대한 모호한 편견을 갖고 있음을 경험했다.

2014년 여가부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에 대한 정부백서 발간 작업에 착수했다. 당시 일본에서 고노담화 재검증을 하겠다며 퇴행적 역사 인식을 보였기에 정부백서 추진 사업은 언론의 관심을 끌었다.

모 언론사는 외교부가 “고노담화 재검증에 대한 반박 차원에서 정부백서 작업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곧이어 많은 언론사들의 취재 요청에 외교부 관계자가 주무 부처가 여가부임을 밝혔다. 그후 기사 제목은 ‘여가부 뒷북 정부백서 작업 추진’이었다. 담당 기자는 여가부 관계자 취재조차 하지 않은 채 ‘뒷북’이라는 표현을 썼다.

정부 발의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부처 담당자들은 국회의원실을 찾아다니며 개정 취지를 설명할 때가 많고, 예산 확보를 위해 의원실을 방문해 통사정하는 경우도 많다. 모 국회의원이 사석에서 유사한 사안 관련 중앙 부처 사무관이 정말 열심히 일한다며 칭찬한 적이 있다. 그런데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을 강간한 성인 가해자에 대해 집행유예가 불가능하도록 법정형을 올리는 내용의 개정 법안을 갖고 갔더니 모 국회의원이 이렇게 말했다. “왜 이렇게 여가부 공무원들은 떼를 써.”

그 뿐인가? 성범죄가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했다는 기사에 “여가부 공무원들은 뭐하고 있는 건가? 폐지가 답이다”라는 댓글이 즐비하게 달린다. 주무 부처가 법무부인데, 여가부 폐지가 답이라니….

2014년 칠곡계모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모 신문사 기자가 한밤중에 필자에게 전화해서 “도대체 여가부는 아동학대에 대해 뭘 하고 있는 건가요?”라고 항의했다. 아동학대 업무 주무 부처는 보건복지부다.

왜 같은 정부백서 추진 사업에 대해 외교부를 주무 부처로 알고 있을 때는 사용하지 않던 ‘뒷북’이 여가부가 주무부처로 알려지자 따라붙는 것인가. 왜 다른 부처 공무원들이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대견한데 여가부 공무원들의 노력은 ‘떼’로 폄하되는가.

정부조직법을 보면 여가부를 제외한 다른 부처는 노동, 보건, 의료, 교통 등 기능 중심으로 편재돼 있다. 여가부는 여성, 청소년, 가족, 폭력 피해자 등 대상 중심으로 편재돼 있다. 그 결과 여가부는 단독으로 어떤 정책을 펼치기보다 노동 관련해서는 고용노동부, 보건 관련해선 보건복지부, 성범죄 관련해선 경찰청·법무부와 협력할 수밖에 없다. 여가부 공무원들이 다른 부처에 전화해 이런저련 협조 요청을 하는 것은 태생적 특징 탓이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여가부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 집안에서 엄마가 잔소리하면 짜증나고 싫지만, 정작 엄마가 없으면 뭐 하나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것처럼 여가부의 존재 또한 그런 것이다.

여가부에 대한 편견은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필자는 여성을 위한 정책만을 펼치고 그 결과 남성들은 역차별을 받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한몫 하고 있다고 본다.

여가부의 정책 대상은 여성, 청소년, 가족, 폭력피해자 등이다. 남녀 폭력 피해자 모두가 정책 대상이며 워킹맘, 워킹대디 모두 정책 대상이고, 성별과 무관하게 청소년은 모두 정책 대상이다. 여가부 업무는 모든 국민을 성차별, 폭력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다. 여성만을 위한 부처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부처 명칭과 관련해 정책 대상자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으로 새롭게 네이밍할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 어떤 이름으로 변경되든 ‘양성발전’과 ‘청소년 보호’가 부처 명칭에 반드시 표출되면 좋겠다.

앞서 언급했듯 많은 사람들이 아동학대 업무를 여가부 업무로 인식하고 있다. 아동학대의 80% 정도는 부모의 가정폭력에 의한 것이다.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가족정책을 총괄하는 여가부가 주무부처가 돼야 한다. 보건복지부 업무 중 보건·의료를 제외한 아동학대, 저출산문제와 보육,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업무 전반은 여가부로 이관해 추진하는 게 효율적이다.

여가부는 성희롱, 성폭력 예방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주무 정책 부처다. 그런데 성희롱에 대한 진상조사 업무는 과거 여가부에서 국가인권위원회로 이관되는 바람에 성희롱 관련 업무가 이원화된 상태다. 비효율적임은 말할 필요도 없다. 성희롱, 성차별 관련 업무도 여가부로 이관시켜 효율성을 꾀해야 한다.

여가부는 중앙부처 중 가장 적은 예산으로 가장 많은 업무를 처리한다. 가난하고 매우 분주한 소형 부처 중 하나다. 대상 중심 정책을 펼치다보니 다른 부처에 전화해서 도와달라는 아쉬운 소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다른 부처는 선심 쓰듯 여가부를 지원한다. “여가부는 중앙부처 중 NGO단체 같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여가부가 맷집을 키우고 누가 뭐라고 하든 부처 본연의 정책을 일관되게 이끌어가면 좋겠다. 현장에서 양성평등은 아직 요원하다. 1단계로 성차별 배제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 성폭력으로 낙태할 때 배우자 동의를 얻도록 규정한 모자보건법 개정 등이 그 예다.

2단계로 취약한 위치에 처한 여성, 아동에 대한 보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학대받는 아동은 어떤 시기에 발견되든 성인이 될 때까지 사회, 국가시스템 속에서 지속적으로 보호받아야 한다.

3단계로 양성평등 화두를 넘어 양성발전을 위한 적극적 정책 개발과 확산에 집중해야 한다. 워킹대디를 위한 정책, 남성육아휴직 활성화, 남녀공동육아 환경 조성 등이 그 예다.

필자는 여가부가 한 집안의 부모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본다. 다른 부처의 정책 중 성차별적 요소는 없는지 살피고 개선을 요구하는 역할, 양성발전을 위해 각 부처의 정책을 어떻게 연계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총괄하는 역할은 먼 훗날 양성평등이 이뤄진 후에도 양성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성차별을 넘어 양성평등, 양성발전을 위한 여가부의 존재 의의는 예순 자식에게도 팔순 부모가 필요한 이유와 같은 것이다.

강력한 민·관 협치 거버넌스 필요

부처 간 정책 조정과 이행 점검

강력한 컨트롤타워 조직 있어야

여성가족부를 실행 부처로 하고

정책 조정, 이행 점검 전담하는

민관 협업과 협치 거버넌스 필요

▲    ©이정실 여성신문 사진기자
김은주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2001년 여성부가 생긴 이래 여성가족부 존폐 논쟁은 대통령 선거와 정권 교체기 때마다 등장하는 단골 메뉴였다. 국제사회의 모든 지표가 한국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지위의 열악함을 경고하고 있음에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이런 현상이 재현한 것에 분노를 넘어 이젠 신기할 따름이다. 당시 여가부 폐지 주장의 논거는 효율성과 성과, 두 가지였다.

먼저 효율성 논거를 보면, 성평등 실현과 여성·가족문제는 모든 정부 부처와 연관돼 있기 때문에 독립된 부처의 형태보다는 부처별로 분산해서 깊게(?)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일명 발전적 해체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바로 해체 근거로 든 여가부의 업무 특성 때문에 발전적 해체가 아니라 부처 간 정책 조정과 이행 점검을 위한 강력한 컨트롤타워 조직이 있어야 한다. 현재의 여가부만으론 역부족이다. 여가부를 실행 부처로 하고 정책 조정과 이행 점검을 전담하는 또 다른 민관 협업과 협치의 거버넌스(governance)가 필요하다.

성과라는 기준으로 정부 부처의 존폐 여부를 결정한다면 현 17부3처17청 중 한국경제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기획재정부가 가장 먼저 폐지돼야 할 것이다. 지난 4년간 국민의 경제적 삶은 한 치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어디 기획재정부만이겠는가? 해마다 재발하는 조류독감에 대한 미숙한 대응으로 난생 처음 수입계란을 먹게 만들었던 농수산식품부도 사라져야 하고, 문화 진흥 대신 문화 억압에 앞장섰던 문화체육관광부도 폐지돼야 한다. 고용노동부는 어떠한가?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은커녕 악화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부처들도 모두 폐지돼야 하지 않겠는가? 그런데 그렇지 않다. 유독 여가부만 성과라는 기준으로 몰매를 맞았다.

역설적이게도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가부 존폐 논쟁의 재현 자체가 여가부의 존재 이유를 가장 잘 대변해준다. 여가부의 정책 목표는 성평등한 한국사회의 건설이다. 가부장적 문화와 가치관이 깊게 뿌리내리고 있는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양성평등 관점에서 성차별과 성불평등 문제를 드러내고 취약한 여성의 권익과 역량을 강화해 남녀 권리가 동등하게 보장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이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어찌 보면 5000년 유구한 역사의 시간만큼의 세월이 요구되는 문제다. 따라서 성평등 한국사회 건설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정부 부처에만 맡겨둬선 안 된다. 정부 부처와 민간 영역에서 활동하는 각계각층 전문가들의 협업을 촉진하고 협치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강력한 성평등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스웨덴은 어떻게 성평등 국가가 됐나

성주류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운 스웨덴

부처 장관들, 성불평등 해소 노력 발표도

부처에 성평등 담당관들 두고 있어

국가 차원의 성주류화 정책 논의

김경희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성인지정책연구실장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여성정책에서는 성차별이나 성불평등이라는 용어가 사라져 가고 성평등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성차별과 성불평등에 대한 문제 인식이 존재하지 않는 한 성평등은 현실화되지 않을 것이다. 무엇이 성차별이고 무엇이 성불평등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공감대가 존재할 때, 성차별과 성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될 것이기 때문이다.

성평등은 성차별과 성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이며 성주류화(gender mainstreaming)는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국제사회는 1990년대 중반부터 공공정책의 성차별 해소를 위해 성주류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과 시행도구를 개발했는데 성별영향분석평가와 성인지 예산제도 등이 대표적인 성주류화를 위한 도구다. 우리나라도 국제사회 흐름에 발맞춰 성주류화 정책을 도입했다. 성별영향분석평가를 주관하는 부처는 여성가족부이고 성인지 예산을 주관하는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그러나 두 부처간의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 않다.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성주류화정책을 도입한 캐나다는 성분석(Gender Based Analysis) 제도를 1995년부터 실행했는데 여성지위처(Status Women of Canada)가 주관 부처다. 그런데 성주류화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저스틴 트뤼도 총리가 나서서 추밀원(Privy Council Office)과 각 부처의 평가 업무를 담당하는 재정위원회(Treasury Board)가 성주류화정책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성평등 국가로 널리 알려진 스웨덴은 1994년부터 성평등 사회로의 성장을 위해 성주류화를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모든 정부기관이 성주류화 계획을 수립하도록 했으며 그 성과를 평가하고 있다. 또 각 부처의 장관들은 고용, 지역개발, 복지 등 부문별로 성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정책적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 성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각 부처에는 성평등 담당관들(Gender Equality Coordinators)이 있어 성주류화 계획을 수행하고 성주류화 실무회의에 참여하면서 국가 차원의 성주류화 정책을 논의한다.

한국이 성평등 사회로 한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각 부처에서 실행하는 여성관련 정책 뿐 아니라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공공정책이 성차별적이거나 성불평등하지 않은지 모니터링하고 점검하면서 정책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조정하고 개입할 수 있는 정부기구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성주류화정책 업무를 상시적으로 수행하는 여성가족부의 집행 업무가 강화돼야 할 것이다. 또 대통령 직속 성주류화위원회를 설치해서 각 부처에 산재돼 있는 성평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각 부처가 성주류화정책을 성평등 목표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실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고 점검하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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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보기>

http://www.womennews.co.kr/news/114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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