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6년 3월 20일 오후 서울 중구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열린 아동학대 예방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을 어린이가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아동학대 문제가 심각하다. 아이들의 마음이 구겨진다면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 또한 사라지게 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떤 부모를 만나는 지에 따라 양육에 있어 어느 정도 편차가 발생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어떤 부모와 살아가는 지가 아동의 성장에 치명적인 걸림돌이 되는 경우를 방치해서는 안된다.

그런 경우 반드시 사회와 국가가 적극적으로 신속히 개입해 아동을 구호하고 성인이 될 때까지 적극적인 보호, 지원 조치를 취해야 한다. 그들이 곧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기 때문이다.

현재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아동복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기본적으로 아동학대 문제는 더 배려해주면 좋고, 해주지 않더라도 크게 문제되지는 않는 복지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 아동학대는 아동에게 있어서는 생존의 문제이자 최소한의 인권보장 문제다. ‘아동복지법’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의 목적 조항에 ‘아동인권 보호’가 추가돼야 할 것이다.

연일 언론을 통해 심각한 아동학대 사례들이 보도되고 있고 여러 전문가들이 대책으로 관련법에 중한 처벌조항 신설, 법정형 상향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필자는 관련법에 처벌 규정을 추가하는 것보다 아동학대 문제에 대한 우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실천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우리가 실천해야 할 내용은 무엇일까?

우선 적극적인 신고가 필요하다. 괜한 신고로 남의 가정에 분란을 일으키면 어쩌나 하는 걱정은 접어야 한다. 아동학대에 대한 신고는 가해자를 처벌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대 상황으로부터 피해아동을 구조하기 위해서다.

이 같은 신고로 피해아동이 보호받을뿐 아니라 가해부모 또한 전문가 개입 아래 적절한 상담과 치료를 받아 잘못된 훈육 방식을 고칠 기회를 얻게 되고 그 결과 건강한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 모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주변을 살펴봐야 한다. 입건된 아동학대 사건 중 부모에 의한 학대가 80%를 넘는다. 피해아동은 가해자가 부모이기 때문에 외부에 학대 사실을 알리는 것을 부담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또 어린 나이부터 지속적으로 학대 상황에 노출됐기 때문에 자신이 학대를 당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더욱 안타까운 점은 피해아동은 신고할 경우 부모가 처벌받고, 자신은 그나마 의지할 곳조차 없어진다는 두려움 때문에 신고를 꺼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동학대 신고의무자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주변에 학대로 힘겨워하는 아동이 없는지 관심을 보이고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의사는 치료받으러 온 아동 몸에 멍든 상처가 있다면 적극 신고해야 한다.

교사는 철 지난 옷을 입고 등교하고 준비물 챙기기가 제대로 되지 않는 아동이 있다면 적극 신고해야 한다. 우리는 주변에 어깨가 축 처진 아동은 없는지, 인사를 건네도 눈조차 마주치지 못하는 아동은 없는지 찬찬히 살펴보고, 말을 걸어보면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우리의 관심이 피해아동을 다시 웃게 할 수 있다.

“눈감지 마세요, 볼 수 있습니다. 신고하세요. 모두가 행복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