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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기사]처벌과 보호 사이…‘성착취물 사건’ 10대 피의자들 어쩌나(경향신문20.04.10)
글쓴이 관리자 작성일 2020-04-21 09:4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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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일
2020-04-21 09:51:25

박사방·n번방 검거된 221명 중 65명이 10대…주범도 많아
전문가들 “합당한 처벌 해야 하지만 성인과 같은 건 부정적”
죄를 죄로 인식하게 하고 초등학교 때부터 성평등 교육해야

<b>고개 숙인 ‘박사방’ 공범 </b>‘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으로 꼽힌 ‘부따’ 강모씨가 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고개 숙인 ‘박사방’ 공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공범으로 꼽힌 ‘부따’ 강모씨가 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마친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을 나오고 있다. 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텔레그램 박사방·n번방 사건의 가해자 상당수가 10대 청소년이라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사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커짐에 따라 미성년자에게도 성인에 준하는 처벌, 신상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합당한 처벌’이 필요하지만 소년 보호의 원칙을 저버려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9일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검거된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 피의자 221명 중 65명이 10대다. 103명인 20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주범 중에서도 10대가 상당수 있다. 조주빈의 공범으로 알려진 ‘태평양’ 이모군은 만 16세, 성착취물 제작·유포 혐의를 받는 ‘로리대장태범’ 배모씨는 만 19세다. 경찰이 추적 중인 n번방 창시자 ‘갓갓’도 범행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한때 텔레그램 성착취방 운영자였으나 현재 관련 제보를 하고 있는 ㄱ씨(25)는 경향신문에 “성착취방 운영자의 40%가 10대, 상당수가 20대 초·중반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게임 메신저인 디스코드에서 성착취물 채널을 운영·유포한 혐의로 검거된 남성 10명도 대부분 미성년자였다. 운영자 중 한 명은 범행 당시 12세 초등학생이었다.

전체 소년범죄 건수는 최근 수년간 꾸준히 감소해왔다.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살인은 12건에서 9건으로, 강도는 1144건에서 215건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성범죄는 예외다. 경찰청에 따르면 강간·강제추행·유사강간, 기타강간(분류에 포함되지 않는 강간)을 저지른 18세 미만은 2010년부터 꾸준히 1800~20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불법촬영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성범죄로 검거된 인원은 2011년 572명에서 2018년 1521명으로 세 배 가까이 늘었다. 디지털 성범죄를 따로 집계한 통계는 없지만 정보기술(IT)에 익숙한 이들 세대의 특성상 성착취물에 대한 접근이 쉬웠을 것으로 추정된다.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의 잔혹성이 알려지면서 10대 가해자도 성인과 다름없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커졌다. 청소년의 경우 현행법상 만 19세 미만이면 소년법을 적용받는다. 이로 인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꾸준히 제기됐다. 10대 가해자의 신상 공개를 요구하고, 14세인 형사 미성년 연령(범죄를 저질러도 처벌이 안되는 어린이·청소년)을 13세로 낮추자는 주장에도 힘이 실렸다.

전문가들은 10대 가해자 처벌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합당한 처벌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수정 변호사는 “청소년 교화의 관점에서도 접근해야 하지만, 죄를 덮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담 정도에 따른 합당한 처벌은 해야 한다. 어른들이 성착취 영상 관련 죄를 지어도 기소도 잘 안되고 처벌도 경미하니 아이들이 죄로 인식하지 못하고 쉽게 일을 저지른다. 성인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 아이들이 관련 범죄가 중한 죄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할 수 있도록 학습시켜야 한다.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도 처벌이지만 기존의 관행을 바꾸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재련 변호사는 “엄중 처벌이라는 것이 중형만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며 “심각한 정도로 가담한 사람에 대해서는 단기라도 실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과 동일한 정도의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부정적이었다. 김재련 변호사는 “주범 외에는 신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주범이라도 그가 소년이라면 소년 보호의 원칙을 포기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청소년성폭력상담소장도 “처벌 자체보다 자기가 한 행동을 직시하고 피해자에게 공감·반성하며 자신의 행동을 멈추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디지털 성폭력을 10대만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의 저자 최승범 교사는 “정보화 기기 사용에 능한 10대가 성인들의 여성혐오 문화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여성혐오 정서를 그대로 배웠다”고 했다. 조주빈에 대한 ‘악마화’가 사건의 본질을 흐리듯, 10대의 특성만 따로 분석하려는 시도가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 교사는 “초등학교 때부터 성평등·인권 교육을 해야 한다”며 “몇몇 교사의 노력이 아니라 교육부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를 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상황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4100600035&code=940100#csidx9eff400827111d583b86799fa032c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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