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상에서 심한 욕설을 들은 경험이 있는 A씨. 인터넷을 검색하다 우연히 본 글에서 잘못된 내용을 발견하고 댓글을 달았다. 되돌아온 반응은 "야이 XXX야 XXX놈"는 식의 욕이었다. A씨는 댓글을 삭제했지만 한동안 자신의 댓글에 달렸던 욕이 한동안 계속 생각나 고생했다.

게임 상 욕설이나 인터넷의 악성 댓글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의 인터넷 상 명예훼손·모욕 관련 범죄 통계에 따르면 2014년 범죄 발생 건수는 8880건, 그중 검거 건수는 6241건이다. 이 숫자는 2015년 크게 증가해 범죄 발생 건수는 1만5043건, 그중 검거 건수는 1만202건으로 나타났다. 1년 새 약 두 배 증가한 수치다.

◇ 악성댓글·욕설 모욕죄로 처벌 가능… 공연성·특정성 문제 돼

온라인 상에서 심한 욕을 하는 경우 모욕죄에 해당한다면 직접 신고해 가해자를 형사 처벌받게 할 수 있다. 

인터넷 상의 욕설은 주로 ‘모욕죄’에 해당한다. 모욕죄는 공연하게 사람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 형법에 규정돼 있다.

모욕죄는 친고죄에 해당한다. 친고죄란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는 범죄를 말한다. 검사가 수사 등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반적인 범죄와는 달리 '피해자의 의사'가 중요하단 얘기다.

인터넷 상의 악성댓글이나 욕이 모욕죄에 해당하려면 세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공연성 △특정성 △모욕감을 느낄 만한 발언이다.

공연성은 가해자와 피해자 외에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악성댓글을 달거나 욕을 한 경우 성립한다.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게시판이나 게임의 경우 팀 채팅이나 전체 채팅 창에서 발생한 욕설은 공연성이 충족된다. 반면 1:1대화나 비밀댓글을 통한 욕설은 제 3자의 목격이 없으므로 모욕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특정성은 피해자가 누구인지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는 경우 성립한다. 법무법인 온세상의 박유빈 변호사는 "함께 게임을 했거나 댓글을 주고 받은 특정인을 지목하며 욕설 등 모욕적인 표현을 하는 경우에는 피해자가 특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일헌의 손의태 변호사는 "반드시 사람의 이름을 명시해야만 피해자가 특정되는 것은 아니며 주위 사정을 종합했을 때 누구를 지목했는지 알 수 있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대부분의 욕은 모욕감을 느낄 만한 내용에 해당한다. 악성댓글의 경우 개별적 발언 내용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 판단 기준에 대해 손 변호사는 "무례하고 저속한 표현으로 직접적으로 인격적 가치를 저하시킬만한 경멸감을 나타낸 것이면 모욕죄에 해당한다"라며 "감정이나 의견을 표현하는 정도에 그친 것이라면 모욕죄의 성립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 또는 게임 상에서 욕이나 막말을 한 가해자를 고소하려는 경우 피해자는 먼저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상대가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는 곳에서 자신에게 욕을 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화면 캡쳐 자료 등을 꼼꼼히 준비한다. 그 후 경찰서에 신고를 하면 된다.

인터넷 상 욕으로 고소를 당해 모욕죄가 인정되면 가해자는 처벌받는다.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초범일 경우 일반적으로 30만원정도의 벌금이 부과되며 욕설의 내용, 횟수, 수위 등에 따라 더 중한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경찰청 사이버수사기획팀의 수사 지침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악성 댓글 중 반복적 욕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표현, 가족 구성원을 비하하는 표현 등은 횟수에 관계없이 처벌하고 있다"고 한다. 신고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한다.

형사 처벌을 받게 되면 전과기록이 남는다. 벌금형이라도 마찬가지다. 임효진 변호사는 "인터넷 문화는 이용자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무심코 뱉은 욕설 때문에 형사 처벌에 전과기록까지 남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처 : theL]